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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 수술 후기 5일차 - 치질 수술 후 첫 출근

 치질 수술을 하고 가장 크게 후회하고 아팠던 5일차 이야기입니다. 현재 치질 수술을 한지 55일정도 되는 날입니다. 중간에 재수술해서 수술 일 수가 리셋 되었지만, 너무 큰 고통을 맛봐서 하루하루 대부분의 일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치질 수술 후기 5일차 - 치질 수술 후 첫 출근



 5일차는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 화요일 연차로 쉬고 수요일이 된 날이었습니다. 무통주사도 거의 다 떨어져서 빼는 날이었습니다. 

 일단, 회사 출근 전에 몇 가지 준비물을 챙겼습니다. 항문에서 나오는 피, 분비물, 진물을 막아주는 거즈와 변을 보고 나서 사용할 비데 물티슈입니다. 외출할 때 화장실용 물티슈는 완전 필수품입니다.

 

 치질 수술 직후, 그리고 그 이후에 변의가 오면 항문이 아파서 변을 참을 수 없기 때문에 바로 화장실로 직행하게 됩니다. 그리고 고통을 참으며 볼일을 본 후에 뒤처리가 문제인데, 집에서는 샤워기나 좌욕기로 뒷처리를 하면 되지만 밖에서는 불가능 합니다.

 이럴 때, 화장실용 물티슈, 일명 비데 물티슈로 뒷처리를 해주면 됩니다. 볼일을 본 후에, 뒷처리를 깨끗하게 하지 않으면 수술 부위의 2차 감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좌욕을 해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밖에서는 여의치 않기 때문에 비데 물티슈를 이용해서 최대한 깨끗하게 닦아주어야합니다.




 회사 출근 전, 먼저 병원에 들려서 무통주사를 빼러갔습니다. 지난 5일간 고통을 막아주던 무통주사를 빼고 진통제를 한 대 맞았습니다. 사실 이 때까지만해도 무통주사가 이렇게 효과가 좋은지 몰랐었습니다.


 진통제 효과가 빠지기 전에 후딱 광역버스를 타고 회사로 출근했습니다. 버스에 앉아서 갔는데, 진통제 덕분에 치질 수술한 곳의 고통은 아주 조금 밖에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회사에 도착하자 다른 직원들이 아주 반겨줍니다. 한 분은 작은 수술이라도 한 달은 쉬어야하는데 왜 왔냐고 하더군요. 저는 이제 좀 괜찮아져서 왔다고 했는데, 아주 후회할 소리였습니다.


 회사에서 오랜만에 책상에 앉아서 신나게 코딩을 하는데 치질 수술 부위에서 슬슬 입질이 오더군요. 병원에서 맞은 진통제 약빨이 떨어져가기 시작했습니다. 자리에 앉아 있는데 고통이 점점 올라오더니 나중에 앉기조차 힘들더군요. 


 이때부터 무통주사의 힘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무통주사를 빼고 진통제 약빨이 다 떨어지니까 정말 미친 듯이 아팠습니다. 무통주사를 계속 달고 있을 때는 몰랐는데, 빼고나니 수술 직후보다 더 아프더군요.


 다행히 회사에서 버스에 사람없을 때 가라고 1시간 빨리 보내줬습니다. 퇴근을 하고 버스를 탔는데, 너무 아파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좌석에는 앉아야겠는데 너무 아파서 거의 반은 일어서다시피 하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좌욕기에 물을 받고 좌욕부터했습니다. 확실히 좌욕을 하니 고통이 조금 덜어지더군요. 좌욕을 한 후에 침대에 엎드려서 혼자 소리없이 고통을 참으며 조금 잤습니다.




 잠을 좀 자고 일어나니 조금 살만해졌습니다. 굶으면 절대로 안 되니 저녁을 먹고 식이섬유제도 먹었습니다.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서 신호가 오더군요. 매번 신호가 올 때마다 겁이 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도 신호가 왔으니 바로 화장실에 가서 앉았습니다. 무통주사 없이 첫 변을 보았습니다. 수술 직후 첫 변을 쌌을 때와 맞먹는 고통이 느껴졌습니다. 혼자서 눈물을 흘리면서 벽을 두드리며 변을 봤습니다.

 변을 보는데 계속 항문에 이물감이 느껴졌습니다. 보통 같으면 항문을 조아서 변을 끓으면 되지만, 치질 수술 환자는 그게 불가능 합니다. 그래도 이물감을 없애기 위해서 고통을 참으며 변을 끊으려고 해봤지만 안 끊어지더군요. 반대로 항문에 힘을 줘서 밀어내도 되는데, 밀어내는 힘을 주는게 더 아프기 때문에 시도조차 못했습니다.


 이물감 때문에 변기에 너무 오래 앉아 있었던 것 같아서 그냥 변기에서 일어서서 좌욕기에 물을 받아서 앉았습니다. 좌욕기에 앉은 후 항문이 조금 이완되었을 때 이물감 제거를 위해서 손을 넣어봤는데....

 전 날 먹었던 콩나물 국밥의 콩나물이 항문에 있는 실밥에 엉켜있었던 것입니다.... 치질 수술하고 실밥이 떨어지기 전에는 절대로 콩나물, 부추, 쪽파 같은 얇고 긴 채소는 먹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래저래 볼일을 보고 나니 다시 엄청난 고통이 밀려오더군요. 앉지도 눕지도 못 할정도의 고통이었습니다. 이대로는 내일 출근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서 바로 상사에게 목요일, 금요일 휴가를 낸다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역시 치질 수술 경험이 있으신 분답게 절대로 무리하지 말고 쉬어라고 하더군요. 덕분에 목금토일을 쉴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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